원제 : 철수를 구하시오

작가 : 가짜 과학자

출판사 : 에이시스 미디어

연재처 : 문피아

연재 : 2020. 03. 26 ~ (65화 연재중)

키워드 : SF, 현대 판타지, 회귀, 타임루프, 소프트 SF

 

 

줄거리

(서술형) 철수는 지구에서 소행성 라마를 관찰하고 있다. 

 

소행성 라마는 17.5km/s의 속도로 지구에 접근하고 있으며 가속 중에 있다. 이때, 철수를 구하시오. (4점)

 

...


직경 100Km가 넘어가는 거대 소행성 '라마'가 태양계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구촌에 전해진다.

 

하지만 당초 화성과 목성 사이로나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었던 라마는 지구에 근접할수록 그 궤도와 속도를 수정해나가며 빠른속도로 지구로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국제우주개발회의를 필두로 지구촌의 모든 나라들이 지구 멸망을 막아보기 위해 고군분투해보지만

 

라마는 그런 인류를 비웃기라도 하듯 속도를 높이며 지구 멸망의 카운트다운을 앞당겨 나간다.

 

그런 지구 종말의 상황에서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성 철수.

 

그는 대기권으로 떨어지는 운석에게 맥주로 건배를 올리며 이번 생의 끝을 맞이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죽지 않고 중1 때의 자신으로 회귀하게 되는데...

 

 

리뷰

최근 들어 웹소설 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요즘에는 단순한 무협, 판타지식 대리만족형 소설이 아닌 소설들도 웹소설의 포맷을 빌어 연재를 시작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리뷰할 철수를 구하시오(이하 철구)도 그에 속한다.

 

작품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작가의 필력이 꽤 준수하다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트렌디해서 혹시나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표지에 대한 선입견과는 달리, 작가는 별다른 자극적인 설정이나 클리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글에 훌륭하게 몰입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몰입도 있으며 군더더기 없는 글의 서사는 마치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처음 공상과학소설을 접한 뒤 그 자리에서 한 권을 끝까지 완독하고 난 바로 그런 느낌을 나에게 선사해 주었다.

 

또한 스토리에 짜임새 있게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제공되는 과학적 지식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런 것들은 대다수의 장르소설에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기에 철구는 그런 측면에서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캐릭터의 감정선이 살아 있는 것 또한 이 작품의 특징이다. 고난도의 전문 용어를 난사하는 하드 SF는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 수상작들만 리스트업 해봐도 철구보다 훨씬 뛰어난 과학적 상상력을 시도한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소설들은 읽으며 감탄을 할지언정, 카타르시스와 같은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철구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나름 장르소설과 SF소설이 교차하는 그 적절한 지점을 짚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오글거리는 자기소개씬같은 어색한 대화체들과 구멍 뚫린 개연성 그리고 호블호가 갈리는 유머코드 등 작품에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웹소설 시장의 다양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이런 독특한 시도를 하는 작품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점

· 편의주의적 전개와 설정

주인공이 회귀한 시점의 학교 급우들이 사실 미래의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철구의 핵심적 설정이다. 한 명도 아니고 4명을 넘어가니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하지만 편의주의적 설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타임루프를 했는지 평행 차원으로 이동을 했는지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정말 우연히 주인공의 기억은 일부분만 봉인된다. 미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비트코인도 살 수 없고, 복권 당첨도 노릴 수 없다. 그렇게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작가가 유도하는 방향으로만 힘을 쏟게 된다.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좀 더 세련된 설정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색한 대화와 올드한 유머 코드

대체적으로 작가의 유머 코드가 나랑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테크, 테크' 외쳐대는 미래의 공학 천재의 이름이 '택후'라는 작명 센스부터, 이 정도면 중학생들의 농담으로 적절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집어넣은 것으로 보이는 멋쩍은 대화들. 주 독자층이 상대적으로 젊은 장르 소설에 있어 이런 단점은 크게 부각된다.

 

·한계를 드러내 작가의 필력
작가의 처녀작인만큼 충분하지 못한 집필 경험때문인지 스토리 완급조절이 서서히 무너진다.

 


총평 

장르소설과 일반 SF소설의 경계를 잘 짚어낸 작품.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훌륭한 시도에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필력이 향상된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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