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지구식 구원자 전형

작가 : 외투

연재 : 2019. 09. 19 ~ (287화 연재중)

한국 연재처 : 네이버 시리즈

https://series.naver.com/novel/detail.nhn?productNo=3937811

키워드 : 잔혹함, 생존 서바이벌, 지구종말, 초능력, 먼치킨, 포스트 아포칼립스, 합리적이고 냉철한 주인공, 비윤리적, 히로인X

 

 

줄거리

평소와 다름없는 나날을 보내던 게임 회사의 말단 대리 '박정우'

 

갑자기 눈앞에 '지구'로부터의 메시지가 등장하게 된다.

 

그 내용은 우주에 의해 지구의 남은 수명이 다했으며 인류에게 미안하게 되었다는 황당한 내용이었다.

 

또한 지구는 그 결정에 저항할 것이라는 것과 설문조사를 통해 일부의 인간들에게 역할을 배정한 뒤 능력을 부여하게 되는데

 

주인공이 받은 역할은 바로 '구원자' 였다.

 

 

Opinion

대부분의 생존 서바이벌 물은 사실 내용이 비슷비슷하다. 생존을 야기한 원인이 좀비 바이러스든 외계 침략이든 대부의 줄거리가 등장인물들이 위기에 적응해나가는 모습, 급격한 가치관 변동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군상, 생존자들 간의 세력싸움 등등에 대부분의 지면이 할애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소설을 찾아보는 편은 아니었다. 이런 작품들 가운데 오리지널리티를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식 구원자 전형'은 생존 서바이벌 물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몰입도로 읽어 나갈 수 있었다. 특별히 대단히 새로운 설정이나 세계관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그 이유는 주인공이라는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일견 사이코패스로 보일 수도 있을 만큼 합리적이고 결단력이 빠르고 냉혹한 성격을 가진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후련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생명체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긴장감 넘치는 세계관 또한 몰입도를 올리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한다. 작품 초반 신선하게 느껴지던 처절한 살육전은 수없이 반복되며 그 참신함을 잃어버리며, 살육극을 넘어선 새로운 스토리도 제시되지 않는다. 2시간짜리 단편 영화였다면 좋은 시도였다며 박수를 쳤을 것이나, 분량이 늘어갈수록 왜 이 소설을 계속 읽어야하나 하는 의문만 머리속에 감돌게 된다.

 

등장인물

· 박정우

전직 게임사 말단 대리이자 지구의 '구원자'. 지구종말류의 게임 시나리오에 익숙한 덕에 빠르게 새로운 규칙에 적응한다. 그 규칙이란 '생명체를 죽이면 정수가 나오고 그 정수를 흡수하면 강해진다'라는 것이다. 죽이지 않으면 자기가 결국에는 죽게 될 것임을 깨달은 주인공은 냉혹한 살인기계로 변모한다. 사실 작품 초기에는 에이 설마 다 죽이겠어하는 생각이 조금 있었는데... 정말 '다' 죽인다.... 아름다운 여성, 임산부와 어린이(이 경우는 그래도 예외를 두긴 한다.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나이 많은 어르신들 가리지 않고 모두 기계처럼 죽여버린다.

이렇게 서술하니 주인공이 정말 극악무도한 인간쓰레기 같은데, 본 작품의 세계관에서 엄밀하게 말해 지구는 이미 멸망했다. 다만 지구가 그래도 자기는 살고 싶으니 정말 살고 싶은 몇 명만 자기 가치를 입증해서 같이 살자 뭐 이런 상황인 것이다. 결코 주인공이 특이하다고 할 수는 없다.

 

· 그 외

작중에선 정말 다양한 조연들이 등장한다. 위기의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군인정신을 발휘하는 애국자들, 극한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챙기는 사람들, 멸망을 부정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 모두 정말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죽고 만다. 아니 그런 사람들일수록 빨리 죽어나가는 것이다.

 

 

세계관

· 지구 종말 30일 전

극한의 아포칼립스 상황이 본 작품의 배경이다. 생명체를 죽이면 정수가 나오는데, 그 정수를 흡수하면 흡수한 만큼 엄청나게 강해진다. 거기에 더해 매일매일 전 세계적으로 포탈이 열려 외계의 행성 폐쇄 처리반이 진입하는데 그 규모와 파워가 정말 무지막지하다. 하루가 지나갈수록 포탈의 레벨이 상승하는데 3일 차만 되어도 현대 화기로는 감당 불가능한 적이 등장하니 42일을 버티기란 도무지 불가능해 보인다. 폐쇄 절차를 막고 지구에서 극소수라도 생존하기 위해선 단 한 가지 방법이 남게 된다.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배틀 로열을 통해 정수를 극소수의 최강 능력자들에 집중시키고 생존자들이 그 능력을 사용해 포탈들을 폐쇄시키는 것이다. 정말 처참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스토리 전개

주인공은 죽이고 죽이고 죽여서 점차 최강자로 거듭난다. 물론 정말 사람 죽이는 내용만 있다면 재미있지 않았을 것이다. 작가는 성숙한 필력을 통해 그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다만 아무리 잘 썼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사람 죽이고 힘을 쌓아가는 원 패턴에 불과해서 점차 그 한계를 드러낸다.

 

 

클리셰

지구식 구원자 전형은 어느 정도 기존의 클리셰를 벗어나는 작품이다. 기존의 서바이벌 물이 위기-> 생존-> 적응-> 세력다툼식으로 이어졌다면 이 작품은 드래곤볼 마냥 정말 한도 끝도 없이 싸우고 죽이며 정수를 늘려나간다. 작품 초반에는 이게 어느 정도 신선했지만 스토리가 길어짐에 따라 어느정도 늘어지는 면이 없잖아 있어서, 작가가 다른 스토리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스토리가 길게 이어질 것 같진 않다.

 

 

단점

· 원 패턴 스토리 전개

이 작품의 특징이자 최대단점이다. 작가가 다른 스토리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생존 서바이벌 물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 지나친 선정성

지나치게 잔혹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작품들에 대한 내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읽다가 '아 이건 좀 끔찍한데' 하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정말 잔인하고 윤리적으로 좀 아니다 싶은 이벤트가 다수 등장한다. 예를 들어 아우슈비츠를 연상케 하는 처형장이라던가, 피와 눈물을 흘리며 외계의 존재들에 대항해 분전하는 군인들을 뒤통수 때려 작살내고 태연히 정수를 줍는 장면(....) 등등. 댓글들을 읽어보면 작가의 인성을 의심하는 독자까지 있을 지경이니 말 다했다.

 

물론 이런 잔혹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부분이 되려 현실적으로 다가와 작품의 매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호응한 독자들도 많고. 다만 개인적으로는 해당 작품을 충분히 재미있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의 이런 문제 때문에 대중적인 작품이 되기는 조금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총평

잔혹한 연출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현대 배경의 생존 서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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