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듀티
작가 : 류진
출판사 : (주)인타임
연재처 : 문피아, 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 등
연재 기간 : 2015. 12. 24 ~ 2018. 01. 30 (516화, 20권 완결)
키워드 : 전쟁물, 용병물, 현대 판타지, 빙의물, SF(Sci-fi), 장편소설, 지구멸망, 차원 이동, 시간여행
줄거리
요행히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별다른 목적의식도 없고 고도비만에 수험에도 실패한 사수생으로서
그야말로 잉여인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던 주인공, 오유진.
미지의 여인에게 갑작스런 납치를 당한 이후
어떤 여자를 구하라는 영문모를 임무를 떠안은 채 정신을 잃는다.
고통 속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꿈인지 현실이 분간이 안되는 상황이 그를 맞이한다.
오유진은 자신이 악명을 떨치는 프랑스인 용병 '장 자크아노'의 몸에 들어온 것을 깨닫게 되는데
자크아노의 기억과 용병으로써 단련된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 겨우겨우 '그녀'를 구하는데 성공하자
그는 현실로 복귀하게 된다.
고도비만의 육체는 그대로지만 강건하고 용감한 용병의 힘과 마음을 갖게 된 오유진
나약한 뚱보,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수생의 인생.
시궁창 같던 현실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다!
Opinion
스토리 초반부는 화려하게 시작한다. '침묵의 도살자' 장 자끄아노로 빙의한 주인공이 납치 대상이었던 여자를 빼돌리는 추격씬은 한 편의 미드를 방불케 한다. 작가의 필력이 탄탄하고 묘사도 사실적이라, 장면 하나하나가 눈으로 그려지는 듯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가가 애초부터 장르소설을 쓰던 사람은 아니지 않았을까 한다. 왜냐하면 초반부부터 보여주는 수준급의 필력과는 반대로, 설정이나 세계관에서 많은 허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중간 옴니버스식(영화·드라마 등에서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것)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여전히 감탄할만하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천재 형사의 수사 스토리, 미국 최고의 외과의의 감동 스토리 등 솔직히 말해서 스토리 하나하나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충분히 성공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요한 단점들로 인해 이 작품의 수준이 크게 하락하여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등장인물
· 주인공 오유진
고도비만에 입시에 실패한 사수생이다. 설정 자체가 특정 독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정도로 심각한 스펙의 주인공이다. 대중성 확보 측면에서 조금만 설정을 순화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다.
또한 난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결코 평범한 주인공이 천재들의 경험을 흡수하면서 겪는 부작용인지 아니면 작가의 역량 부족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주인공의 행적이나 대사를 봤을 때 똑똑하지 않은 인간이 똑똑한 척을 한다고 많이 느껴졌다. 미국이 어떻게 행동할지 뻔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자존심 세우며 미국이랑 대립각 세우고, 뜬금없이 미국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매우 몰입이 힘들었다.
· 양아치 4인방
문제의 조연들이다. 4인방인지 3인방인지 평소 주인공을 괴롭히던 무리들인데, 주인공이 각성 이후 복수를 하는데 남자는 강냉이를 다 털어버리고, 여자는 강간(..) 해 버린다. 이후 주인공도 이 부분을 장자끄아노에 빙의한 후유증 때문이라며 후회하는 서술이 나오긴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하나 싶다. 물론 이 정도는 그래도 납득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 양아치 4인방은 주인공과 뜬금없이 화해를 하고 뜬금없이 주인공의 밑에서 일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후 주인공의 명령에 따라 테러를 막으려다 적에게 뜬금없이 죽어버리고 만다. 그야말로 정말 뜬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후 어느 정도 개연성을 불어넣긴 하지만 대체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조연들은 넣은 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세계관
시간여행, 평행우주, 차원이동, 복제인간, 인류멸망 등 여러 가지 SF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 설정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기보다는, 이것저것 욱여넣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다루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대부분의 소설들에서 설정을 100%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랙듀티도 그 소설 중 하나라고 본다.
다만 나름 참신한 설정도 꽤 있는 편이라,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무시만 할 수 있다면 크게 거슬리는 편은 아니다. 복제인간이나 괴생물체들 같은 소재는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본다.
스토리 전개
· 옴니버스식 전개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주인공이 용병과 같은 역할을 위해 평행 차원의 지구로 소환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인물에 빙의하게 되는데, 본래 그 인물이 가지고 있던 인간적 스토리와 해당 배경, 주인공의 능력 등이 작가의 필력과 어우러져 매우 몰입도 있게 그려진다. 차라리 주인공의 원래 지구 편 스토리가 아예 없었다면 본 작품이 더 성공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 개인적으로 금호작가의 이차원용병이 생각났다.
히로인
거의 각 스토리마다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1명씩 등장한다. 다만 스토리 전개상 주인공은 다시 원차원으로 복귀해야 하는 몸이기 때문에, 항상 히로인이 애틋한 감정을 갖고 주인공을 그리워하는 정도의 선에서 마무리된다.
단점
· 메인 스토리의 흡입력 저조
오유진의 이야기보다는 암살자 장자끄아노, 천재 외과의 말콤 맥도웰 등의 스토리가 훨씬 몰입도 있었다.
· 거부감 느껴지는 전개
개연성 떨어지는 양아치 4인방의 개과천선 스토리는 어느 누구도 돈 주고 볼만한 스토리는 아닌 것 같다.
· 다소 부실한 설정 및 세계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작가 혹은 편집가가 세계관 조성에 조금만 더 힘을 쏟았으면 어땠을까
· 이념관 (?)
해프닝에 그치긴 하지만, 미국에 복수를 위해 디즈니랜드에 테러를 한다는 발상. 테러같은 발상도 그렇고 굳이 수많은 나라 중에서 미국만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는 서술은 작가의 정치색이 드러나는 것 같아 쉽게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총평
여러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는 현대 SF물. 몇 몇 거슬리는 부분만 감안할 수 있다면 한 편의 미국 드라마를 감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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