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other of learning(배움의 어머니) by Domagoj Kurmaic - 트렌디한 하이 판타지 명작

Royalroad 메인 이미지

 

Mother of learning / 배움의 어머니(KR)

작가 : nobody103 (Domagoj Kurmaic)

원본 : https://www.fictionpress.com/s/2961893/1/Mother-of-Learning

연재 기간 : 2011. 10. 17 ~ (102화 연재중, EN) / 한국 미정발

키워드 : 영미 웹소설, 회귀물, 루프물, 노력형 주인공, 천재 주인공, 평범한 주인공, 하이(high) 판타지, 학원물, 성장물, 독창적인 세계관

정보: https://fictiondbs.com/fictions/444

MOL: 배움의 어머니 | 웹소설정보 - FDBS

 

 

줄거리

평범한 마법사 가문 출신이자 마법 학원 3학년생인 조리안 카진스키

 

그는 남들보다 좀 더 예민하고, 비사교적이고, 자기 주관이 강하고 마법 실력이 조금 뛰어난 편일뿐

 

시오리아(Cyoria) 마법 학원에 다니고 있는 수많은 평범한 학생들 중 하나이다.

 

학원에서는 매해 열리는 여름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억지로 참가하게 된 축제 무도회에서 조리안은 급작스레 학원을 습격한 리치와 몬스터 군단에게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을 경험한 조리안은 학기가 시작되기 전 자신의 집 침대 위에서 다시 깨어나게 되는데

 

반복되는 루프 속에서 조리안은 자신이 누군가의 루프에 휘말리게 된 것을 깨닫는다.

 

 

Opinion

'배움의 어머니'(이하 MOL)는 현재 북미 최대 규모의 웹소설 사이트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 인기면 조심스레 국내 정발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배움의 어머니는 작품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Repetition is mother of learning, 반복은 배움의 어머니) 루프 물이다. 주인공인 조리안이 다른 사람의 타임루프에 휘말려 같은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며 스토리는 시작된다. 루프물은 같은 스토리 구간이 계속해서 반복되는만큼 자칫하면 스토리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작품은 매 루프마다 새로운 스토리가 전개되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또 이 작품은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그건 바로 크로아티아 작가가 영문 사이트에 게재한 일본 라노벨 풍의 소설이라는 것이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작가가 여러 종류의 서브컬쳐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작가 본인의 필력 자체가 뛰어난 편이라 여러 클리셰들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가 과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이런 MOL을 굳이 분류하자면 High fantasy 혹은 Epic fantasy로 정의할 수 있다. 이는 현실 세계와 전혀 접점이 없는 독창적인 세계관이 등장하는 장르를 뜻하는데 국내의 퓨전판타지의 정반대 정도로 보면 된다. 이러한 류의 소설들은 대박을 치면 반지의 제왕같은 작품이 되어 인기를 끌지만, 그 세계관과 설정 구축에 있어서의 어려움 같은 문제로 대중성 확보 측면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많은 장르이다.

 

하지만 MOL은 하이 판타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하고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줌과 동시에 요즘 장르소설계에 유행하는 타임루프 설정, 학원물, 10대 주인공, 서클 등급제 등등 다양한 트렌디한 클리셰를 집어넣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등장인물

· 조리안 카진스키(Zorian Kazinski)

다소 소심하고 일반 마법에 대한 재능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사고능력과 정신마법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다. 평소 여동생을 비롯해 가족들과 마찰을 겪고 있다.

 

· 키릴리 카진스키(Kirielle Kazinmski)

조리안의 여동생. 루프의 시작점에서 그는 항상 여동생과 마주한다.

 

· 자크 노베다(Zach Noveda)

주인공과 대비되는 성격의 최초의 루프 경험자이다.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많고, 명망 높은 귀족 혈통에 마법에 대한 재능 또한 매우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자신의 언행에 부주의하고, 다혈질스럽고 단순한 성격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안목이 부족해 무수한 루프를 경험하고 있음에도 루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정 및 세계관

· 방대한 세계관

여러 국가와 대륙, 세력 등이 등장한다.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Eldemar는 Altazia 대륙에 위치해 있는데, Altazia 대륙은 '분파전쟁'이라고 하는 전쟁이 일어난 이후의 상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있다.

이 대륙에는 현재 여러 Splinter states(분파)들이 위치해있고, 인간들이 정복하지 못한 미개척지와 던전 몬스터들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 총과 대포

판타지 소설에 독특하게 총과 대포의 개념이 등장한다. 과거 '분파전쟁(Splinter war)'라는 전쟁에서 총과 대포 같은 화약무기로 인해 견고했던 마법의 지위가 흔들리고 기존의 마법사 혈통에 의한 귀족제가 흔들리는 그런 상황이 MOL의 시대 배경이다. 

 

· 마법 체계

MOL만의 독자적인 마법 체계 또한 갖추고 있다. 주인공의 스승 격 인물 중 하나인 Xvim Chao와의 수련에서 그 설정을 엿볼 수 있는데, 훈련과정 속에서 조리안은 마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나의 조형과 사출등을 수 없이 연습한다. 단순히 '파이어볼'이라고 주문만 외치면 자판기에서 음료수 나오듯 마법이 도출되는 여타의 양판소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세련된 방식의 설정이며, 국내 작품 중에서 '무한의 마법사'의 집요하고 체계적인 마법 체계가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서술

· 뛰어난 복선 설정과 회수

'체호프의 총' 이라는 용어가 있다. 한 러시아 작가가 제시한 극의 장치 이론인데, "1막에서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쏴야 한다"라는 것인데, 즉 복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MOL의 작가는 이 복선 설정과 회수에 있어 뛰어난 편이다.

 

 

단점

· 라노벨스러운(?) 도입부

작가가 일본문화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애니에서 흔히 볼 수 있을만한 도입부에서 여동생이 침대 위로 점프해서 주인공을 흔들어 깨우는 그런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이후 주인공의 루프 시작점으로 계속해서 등장한다.

하지만 이 장면 이외에는 일본 장르문화를 연상시킬 만한 요소가 딱히 등장하지 않으며, 스토리 진행 또한 연애나 하렘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꼭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긴 하다.

 

 

총평

흠잡을 데가 없는 뛰어난 필력으로 쓰인 트렌디한 하이 판타지 소설. 이 정도면 명작의 반열에 올려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