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검인 표지1

원제 : 전생검신(轉生劍神)

작가 : 구로수번 (크로스번)

출판사 : 루트북스

연재처 : 조아라, 카카오페이지 등

연재 기간 : 2016. 01. 16 ~ (62권 연재중)

키워드 : 크툴루 신화, 무한루프, 무협, 평범한 주인공, 회귀, 코즈믹 호러, 넓은 세계관, 괴물, 종말

 

 

스토리

재능과 환경의 한계로 인해 삼류무사에 겨우 도달해 50대 표사로 강호를 전전하던 백웅

 

몸을 담고 있던 표국까지 망해버리자, 고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산에 올라 홀로 수련을 해 보지만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고 지치고 병든 몸으로 하산하게 된다.

 

하산 도중 발을 헛디뎌 떨어진 숨겨진 동굴에서 수상한 책인 '천암비서'를 얻게 되는데...

 

기연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화살 함정에 치명상을 입고 죽게 되지만

 

죽기 이전의 기억과 내공을 그대로 가진 채로 10대 초의 나이로 전생하게 된다.

 

 

Opinion

전생검신은 최초로 무협에 크툴루 세계관을 차용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한국 장르 소설계에 있어서 나름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전생검신 이전에 그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일정 수준이상의 필력(스토리 전개 측면에서)과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크툴루 신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전생검신은 클리셰의 선구자로써 충분히 호평받을 만하다. 또한 개성적인 등장인물들과 단순히 중화대륙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세계관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전생검신은 그 인기만큼 팬덤또한 상당해 디씨인사이드에 '전생검신 갤러리'까지 따로 만들어져 있고, 나무위키 항목만 보더라도 그 항목이 매우 세세하다는 점에서 그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작품 초기의 이런 특장점과 그에 따른 상업적 성공과는 별개로 글의 길이가 늘어갈수록 루즈해지는 스토리와 반복되는 전개, 그리고 결정적으로 확실시된 표절논란 등의 무수한 문제점들로 인해 여러모로 매우 아쉬운 작품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글쓴이 본인도 전생검신 연재 초기부터 작품을 계속 읽어온 독자 중 하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최근 연재분에는 손을 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등장인물

· 백웅

추한 외모에 평균 이하의 자질을 가진 주인공이다. 루프를 거듭하며 무력면에서는 엄청난 진보를 보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는데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 수많은 루프를 통해 얻은 무수한 경험과 미래를 안다는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동료인 '제갈량'에게 도움만 구하는 수동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미호

전생검신의 메인 히로인

무수한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던 대요괴이자 구미호였다. 하지만 이후 백웅의 진심 어린 행동에 감화되고 그를 사랑하기에 이른다.

 

· 망량

본명은 제갈현.

본 작품의 진정한 히로인(?)이자 백웅의 가장 큰 조력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백웅을 대신해 전략을 세우고 고민상담까지 도맡는 역할이다. 여자를 좋아하고 후줄근한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묘사되지만 실상은 뛰어난 천고의 기재.

 

· 그 외

카리스마 있는 백련교주를 위시한 마교세력,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양파 같은 이광과 천재적 재능을 가진 진소청을 비롯한 뇌신류 후계자들, 그리고 신과 같은 위상을 보여주는 '옛 지배자들' 등등 무수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세계관

· 뒤섞인 무수한 신화들

크틀루 신화의 일명 '옛 존재들'

크툴루 신화를 비롯해서 중국상고신화, 도교세계관등 이외에도 여러 신화들이 한데 어우러진다. 전생검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전생검신이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장기 연재를 할 수 있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 독자적 무공 체계

3류 → 2류 → 1류 → 절정 → 초절정 → 절대지경 →신역으로 이어지는 무공 체계가 존재한다.

물론 절정 초절정이니 하는 설정은 한국 무협소설판의 전형적 클리셰를 가져다 쓴 부분이지만 이외에 천령단, 원영신과 같은 독특한 설정에서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작가의 고심이 엿보인다. 

 

 

단점

· 반복되는 서술

전생검신 초반부 과감한 스킵과 방대한 세계관은 반복되는 루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지루함을 느낄 새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편수가 늘어가고 루프가 수십 번에 달하게 되자 반복되는 패턴이 생겨나고 초기화되는 시간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 매력없는 메인 캐릭터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백웅은 주인공으로서 큰 결점을 몇 가지고 있다.

가장 큰 결점은 동기의 부재이다. 복수든 최고가 되겠다는 일념이든 그러한 동기는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 되기 마련인데, 백웅은 그저 상황에 휩쓸리며 수동적 행동을 보여줄 뿐이다. 이러한 문제를 작가도 의식한 것인지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몇 가지 이유가 제시되기는 하지만 작위적인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또한 앞서 말했듯 항상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답답한 행태, 수많은 루프 동안 대체 뭘 배웠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멍청한 행동들은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 무분별한 복선과 불필요한 전개

앞선 리뷰에서 체호프의 총을 언급한 적이 있다. 1막에서 등장한 총은 3막에서는 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름 복선 회수에 충실했던 작품 초반부와는 달리 연재가 길어지면서 작가가 한계를 드러내듯 무분별한 복선 남발과 회수하지 못한 복선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회수되지 않는 복선도 있을 수 있다. 스토리 전개를 도와주지만 설명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장치를 일컬어 '맥거핀'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맥거핀과 미회수 복선은 엄밀하게 구분된다. 전자는 스토리의 전개를 돕는데 반해 무분별한 미회수 복선은 작품의 완성도를 해칠뿐이다.

 

· 어색한 대화체

무게감 있어 보여야 할 초월자들이 '나댄다' 라거나 '낚인다' 같은 은어를 내뱉는 장면이 많이 보이는데, 캐릭터성과 작품성을 손상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의 몰입도까지 해친다.

 

· 표절

사실 이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용대운의 군림천하 문장 일부분을 도용했다. 작가까지 이 문제를 시인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겨우 문장 일부분을 차용한 것일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창작계에서 표절은 심각한 불법행위이고 퇴출까지 당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가벼운 사안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사실 그리 큰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에서 표절 사실이 적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사과문 게시에서 그치고 여전히 전생검신이 잘만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후 장르소설계에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생길 따름이다. 

 

 

 

총평

대작이 될 뻔한 국산무협의 대표작. 표절작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는 확실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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