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凡人修仙传(범인수선전) (CN) / 학사신공 (KR) / A record of a mortal's journey to immortality (EN)

작가 : 忘语 (왕위)

역자 : KOCN (코리아컨텐츠네트워크)

원본 : https://book.qidian.com/info/107580

연재 기간 : 2007. 03. 30 ~ (2부 연재중, CN) / 2017. 07. 27 ~ (2부 연재중, KR)

한국 연재처 : 카카오페이지, 리디북스 등

키워드 : 무협, 선협, 중국 웹소설, 환생, 번역, 성장, 기연, 이성적인 주인공, 평범한 주인공, 다수의 히로인, 빠른 진행

작품정보: https://fictiondbs.com/fictions/6

 

범인수선전(학사신공) - FDBS

원제 범인수선전(학사신공) 연재기간 2007. 3. 30 ~ 2020. 3. 20 Related 凡人修仙传,학사신공   忘语, 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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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산간 벽지의 평범한 산골소년 '한립'

 

궁벽하게 살아가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고생 끝에 턱걸이로 강호문파 칠현문의 기명제자로 입문하게 된다.

 

다행히 문 대인 이라는 괴팍한 노인을 스승으로 모실 수 있게 되지만 그에게는 다른 속셈이 있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약초를 빨리 자라게 하는 신비한 문양을 가진 호리병 하나를 줍게 되는데

 

호리병의 기이한 능력을 통해 문 대인의 속셈을 비롯한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경지를 높여나가는 한립.

 

그는 과연 대도의 길에 오를 수 있을까?

 

 

리뷰

 학사신공은 한국에 수입된 가장 대표적인 선협 소설이다. 원제는 범인수선전(凡人修仙传)인데 로컬라이징이라는 명목으로 '학사 신공'이라는 의미불명의 제목이 붙여지게 되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글쓴이도 그렇고 대부분의 한국인 독자들은 선협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하기도 했고 더군다나 중국 웹소설의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접근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로컬라이징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사신공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계관에 있어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여타 무협지에선 초인처럼 묘사되는 무림인들 위에 존재하는 선인이라는 개념이 나오기 때문이다. 무협을 넘어선 '선협' 이라는 세계관이 등장한 것이다. 

 

국내 무협에 대해서 말하자면, 사실 한국에서의 무협소설시장은 예전부터 한계에 봉착해 있었다. 독자층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닐뿐더러, 공장에서 찍어내다시피 한 구파일방이니 오대세가니 마교니 혈교니 하는 지나친 설정 복제와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로 기존 독자들까지 떨어져 나가는 그런 상황이었다. 애당초 무협이란 장르가 김용이라고 불리는 시대의 거장 한 명이 구축한 세계관에서 비롯한, 엄밀히 따지면 판타지의 하위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그런 좁은 장르에 불과했는데, 그 태생적 한계가 극에 달한 것이었다.

 

이런 문제는 장르소설이 발달한 중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독자들은 지긋지긋한 무협에서 벗어나 그 대체품을 찾게 되었고, 이윽고 수선류라고 불리는 이른바 '선협물'이 등장하게 되며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학사신공은 바로 그 수선류 소설의 정점에 선 소설로 중국 문학 사이트에서 오랫동안 최상위 랭킹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등장인물

· 한립(韩立)

학사신공의 인기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주인공 한립이다. 주인공 한립은 까무잡잡한 외모에 평범한 얼굴, 뒤떨어지는 자질로 묘사되는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 1인에 불과하다.

 

이런 평범한 캐릭터 한립이 학사신공의 주인공으로써 스토리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은 그의 성격과 가치관에 있다. 한립의 성격은 매우 합리적이고 일관적이다. 그의 신념은 때로는 흔들리기도 하기도 하고 외압에 굴할 뻔 하기도 하지만, 수천 화 내내 모든 상황에서 그의 판단은 영원한 수선의 길을 향해있다. 또한 자신이 만족할 만한 성취를 이뤄냈을 때 비로소 성취감을 얻는다.

 

반면 한국 장르소설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은 이와 대비된다. 허수아비 같은 수준 낮은 악역을 설정하고, 그 허수아비들을 때려눕히고 깔아뭉갠 뒤 갑질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주인공의 궁극적 목표도 그와 동일선상에 있다. 남들의 인정을 받고 남들의 가장 위에 서는 것이다.

 

이런 대리만족 스토리 구성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장르소설 자체가 대리만족을 위한 콘텐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하지만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순문학과 포르노의 그것과 같다고 본다. 너무나 노골적이고 의도가 뻔히 드러나 보이는 전개는 독자들에게 불쾌감을 선사하기까지 한다. 그런 이유에서 한립의 캐릭터성은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한립의 모나지 않은 외모와 크게 특별한 것 없는 그의 성격은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용이케 한다. 극단에 치우친 주인공의 성격에 적응하지 못하고 하차를 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더할 나위 없는 설정이다.

 

 

· 그 외 다양한 인간군상

학사신공의 등장인물 대부분은 지극히 속물적이고 이해타산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오히려 더 현실성 있게 다가왔다. 소설을 읽다가 이해 못할 성격의 캐릭터, 예를 들어 지나치게 선하거나 어리숙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인해 하차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학사신공에서는 그런 걱정은 없이 편히 볼 수 있었다.

또한 그 와중에 려비우, 제운소 등과 같은 인간미 넘치는 조연 캐릭터들은 이기적인 인간군상들과 대비되며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세계관 및 설정

· 방대한 수선류 세계관

'선협'이라는 세계관이 학사신공에서 최초로 등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사신공을 통해 처음으로 선협세계관을 접하게 된 대부분의 국내 독자의 입장에서는 선협이라는 세계관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물론 학사신공은 선협물이 난무하는 중국 본토에서도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만큼 독자적인 세계관 또한 방대하다. 인계 - 영계 - 진선계로 이어지는 세계관과 여러 종족, 다양하고 창의적인 법기와 영보, 무수한 종류의 영약과 약초 등은 독자에게 마치 실존하는 세계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학사신공 세계관 개요

 

최근 연재분에서는 위 세계관에서 더 나아가 추가적인 계면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각 계면에도 따로 지도가 있을 만큼 방대한 넓이를 자랑하고 이름 없는 작은 계면은 생략된 게 이 정도니, 그 방대함은 말할 필요 없다.

 

· 체계적인 수선 경지

연기(煉氣), 축기(築基), 결단(結丹), 원영(元嬰), 화신(化神), 연허(煉虛), 합체(合體), 대승(大乘)

도겁(渡劫), 진선(修仙), 금선(金仙), 태을(太乙), 대라(大羅), 도조(道祖)

 

위와 같은 순서로 이어지는 경지 체계를 보여준다.

 

1부 인계 편 에서는 원영기만 되어도 인계 최강 수준의 실력자로 불리며, 화신기는 그야말로 신과 같은 경지로 묘사된다.

 

하지만 2부로 넘어와 한립이 진선계로 비승함에 따라 경지가 확장되는데, 도조급 정도 되면 하나의 법칙을 장악한 존재로 단 한 법칙당 단 한 명만이 도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특징

· 경지에 달한 작가의 긴장감 배분

학사신공이 2천 편이 넘는 화수 동안 꾸준히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잃지 않게 한 데는 작가의 치밀한 전략이 있다. 예를 들어, 인계에서 영계로 그리고 영계에서 진선계로 비승 할 때마다 주인공은 계면의 압력이나 시공의 폭풍과 같은 것들로 인해 힘을 잃거나 기억을 잃거나 하는 사고를 겪는다. 이런 장치를 통해 작가는 지나친 파워 인플레를 미연에 방지함은 물론, 독자들은 다시 주인공의 성장을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물론 지루하다는 비평도 있다.)

또한 경매장이나 결투, 추격씬, 던전(허천정과 같은)과 같은 여러 이벤트들이 적절한 빈도로 삽입되어 꾸준히 주인공에게 위기감을 제공하는데 이는 새롭게 제시되는 설정들과 더불어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한마디로 말해 이제 좀 익숙해진다 싶으면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예상 못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소설의 몰입도 측면에서 긴장감의 배분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이른바 '빌드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사이다와 고구마의 비율 혹은 구성 배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다가 지나치게 많으면 지루해지고 고구마가 지나치게 많으면 답답해지는것이다. 이것을 조절하는게 비로 작가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최근 본 소설들 중 학사신공의 왕위작가가 이런 '빌드업'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본다.

 

· 뛰어난 복선 설정과 회수

학사신공의 스토리는 한립이 요상한 호리병을 줍게 되며 시작한다. 이는 양판소에서도 볼 수 있을법한 흔해빠진 도입부라고 볼 수 있지만, 학사신공은 이 호리병에 담긴 복선만 해도 그야말로 수 백 수천 화에 걸쳐 다룬다. 작가가 생각 없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닌, 복선과 스토리 구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적인 설계를 마치고 집필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일일연재같은 강행군을 해내면서도 이런 복잡한 복선을 고려하고 설계해 나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호리병 이외에도 수백 화를 뛰어넘어 등장하는 복선이 수 없이 등장한다.

 

· 초반부 기연

앞서 말한 호리병이 기연에 해당한다. 초반부에 엄청난 기연을 얻고 점점 그 본래 힘을 되찾아가는 그런 스토리는 먼치킨과 성장물의 장점을 모두 잡을 수 있어 그야말로 흥행 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최근 보았던 메모라이즈의 화정이 언뜻 생각나는 부분이었으며, 작가의 치밀함이 돋보이는 도입부 설정이다.

 

 

히로인

 

'자령선자(紫灵仙子)'

 

학사신공의 히로인들은 생각보다 많다. 물론 본처는 남궁완 한 명이고, 학사신공이 딱히 남녀 간의 사랑에 초점을 둔 소설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한립의 인기는 꽤나 상당하다. 본처 남궁완을 비롯해서 인계제일미녀인 자령, 은랑족의 일원인 은월, 원요 등등 여러 히로인 및 준 히로인이 등장한다. 

 

 

단점

· 초반부 진입장벽

작품 초반부의 내용이 선협이 아닌 무협에 가깝다. 또한 1화부터 급전개를 시작하는 요즘 소설과는 다르게 긴 호흡으로 초반부를 시작하고 있어 빠른 전개를 원하는 독자들에겐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글쓴이 본인도 이 부분에서 잠시 하차했던 경력이 있다. 초반부 100화정도가 고비

 

· 과학적 고증 문제

스토리상 개연성은 흠잡을 데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깊게 파고들어 과학적으로 세세하게 따지면 문제 될 요소가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찰나의 순간에 수백리를 이동하는 고계 선인들이 날아서 이동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려 어쩔 수 없이 전송진을 이용한다는 묘사가 등장한다. 백리가 400Km 정도인데 저 묘사가 말이 되려면 행성의 크기가 최소 태양만 해야 된다. 가장 작은 '인계'가 이러한데, 심지어 이후에 등장하는 영계와 진선계는 인계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방대하다고까지 서술된다. 물론 소설이니만큼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설정면에서 다소 석연찮은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수준 낮은 번역 퀄리티와 윤문

이건 사실 작품 외적 문제이긴 한데, 중국에서 번역되는 작품인 만큼 원작 소설의 질만큼 번역 퀄리티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품 초중반부에 도저히 쉽게 넘기기 힘든 발 번역 구간이 존재해서 일종의 진입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번역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독자들은 직접 중국어 번역기를 돌려보고 그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해프닝이 현재까지도 일어나고 있다.

또한 번역자 자의적으로 일정 분량을 삭제하고 무단으로 수정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 본래의 작품성을 해치고, 독자의 몰입감을 방해하는 일도 적잖다.

 

· 반복되는 전개

소설의 볼륨이 너무 길어져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늘어짐도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물론 작가가 여러 장치들을 도입해 그 부분을 최소화하고 있다지만, 세계관이 확장될 때마다 힘을 잃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스토리 전개나 계속되는 경매장, 투기장 이벤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독자들도 꽤 있는 편이다. 물론 2000편이 넘는 초장편 소설인만큼 똑같은 전개가 안나오는게 더 힘들긴 할것이다.

 

 

총평

중국 선협소설의 정수. 이 작품을 본 뒤 중국 웹까지 뒤져 비슷한 작품을 따로 찾아보았으나 모두 학사신공에는 미치지 못했다. 마치 다른 세상을 여행하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아직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우리의 주인공 한따거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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