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이인자

원제 : 천하제일 이인자

작가 : 월영신

출판 : 2008. 01. 11 (구판) / 2017. 07. 25 (개정판) / 2019. 03. 01 (라이트노벨)

출판사 : 디앤씨미디어(파피루스, 시드노벨)

연재처 : 카카오페이지 / 리디북스 등

키워드 : 회귀, 코믹, 무협, 키잡물, 러브 코미디, 먼치킨, 라이트 노벨

 

 

줄거리

남궁세가 대숙수의 아들로 태어난 진백천은 세가 내에서 일어난 독살 사건으로 인해 가족 모두 거리에 나앉게 된다.

 

독살 사건에 이어 아버지가 돈을 사기당하는 등 불운이 겹친 진백천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홀로 남은 그는 어깨너머로 배웠던 남궁세가의 무공을 바탕으로 무공을 쌓아 흑도 방파를 전전하며 온갖 더러운 일에 몸담게 된다.

 

그러다 무림 암중 세력 흑사련 련주의 눈에 들어 무공을 배운 이후 그야말로 돈만 밝히는 '혈전귀견'이 되어 살아간다.

 

그렇게 피비린내 나는 나날을 보내던 진백천에게 뜻밖의 인연이 찾아오는데

 

"조금 더 일찍 당신을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련주의 명을 받아 추적하던 목표물인 혈령마녀 유설영을 변덕으로 살려주게 된 이후 들은 이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크게 바꾸게 된다.

 

조직의 명령을 거역하고 혈령마녀와 도피생활 끝에 둘 모두 흑사련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가 싶었지만

 

진백척은 죽지 않고 소년 시절의 자신으로 회귀하게 되고

 

이번 생은 유설영과 행복한 삶을 살리라 다짐한다.

 

 

리뷰

이 작품을 2010년도 초에도 한 번 읽으려 했었는데 유치한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질질 끄는 전개에 실망하여 책을 한번 놓은 이력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계속해서 개정판을 내놓고 있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읽어 보게 되었다.

 

'천하제일 이인자'는 사실 무협소설 이라기보단 무협을 베이스로 한 러브 코미디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무협을 기대하고 읽은 많은 독자들이 이 소설에 대해 나쁜 평을 남기는 이유는 작품성의 부재와 같은 문제도 있지만, 호쾌한 무협 액션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그런 남성적인 액션씬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12살 먹은 꼬맹이랑 18살 먹은 주인공이 사랑싸움하는 내용이 태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출판사인 디앤씨미디어에서도 잇달아서 개정판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메인 고객층이 누구인지 뒤늦게서야 깨닫고 라이트노벨 버전을 내놓은 것이다.

 

본인 또한 그렇게 기대감을 내려놓고 가벼운 만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글을 읽어 나갔더니 생각보다 글은 잘 읽히는 편이었다. 개그코드도 크게 나쁘지 않아 중간에 몇 번 피식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최근 웹 소설들에 있어 부족한 요소인 캐릭터성이 뚜렷한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자칫하면 소아성애로 비칠 수 있는 주인공의 구애 행각, 수준 낮은 악역들, 어색한 대사, 오리지널리티의 부재 등 단점들이 적지 않지만, 소재의 특이성과 캐릭터성만으로도 국내 장르소설 시장에선 독특하고 개성 있는 나름 입지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에 대해 여러 의견이 많지만, 작가의 여러 작품이 대형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도 현재 잘 나가는 것을 보면 작가가 확실히 소위 말하는 '잘 팔리는 소설'을 집필하는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설정 및 세계관

·전통적 한국식 무협 세계관

별다를 것 없는 전형적인 고대 중국 배경의 무협 세계관이다. 구파일방이 있고 정도와 사파가 있으며, 암중 세력으로 존재하는 '흑사련' 이라는 흑막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존에 있던 세계관을 활용하였다.

 

 

등장인물

· 진백천

주인공.

본래 집안의 몰락 이후 방황 끝에 흑도 무림에 몸을 담게 되어 온갖 더러운 일들을 일삼았으나, 유설영을 만난 것을 계기로 변화하게 된다. 사랑의 도피 끝에 결국 죽임을 당하지만 죽지 않고 환생하게 된다.

환생 이후의 행적이 그야말로 유설영 외길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수 년간에 걸쳐 최고의 사윗감이 되기 위해 요리를 배우고 다도를 배우고 글을 배우는 등 그야말로 수 년에 걸쳐 '신랑수업'을 받는다. 또한 온갖 기연을 독차지한 능력을 통해 유설영의 집에 문객으로 들어가 온갖 잡일을 자처한다. 이후의 대부분의 스토리가 큰 틀에서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 유설영

메인 히로인.

주인공에게 지어준 미소 한 번이 계기가 되어, 진백천과의 기구한(?) 관계가 시작한다. 환생 이후 진백천은 유설영을 찾게 되는데, 자신과 비슷한 나이인 줄 알았던 유설영이 사실은 6살 차이나는 8살 어린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남궁수아 

히로인.

주인공의 아버지가 대숙수로 있는 남궁세가의 직계손이다. 등천빙화라 불릴만큼 평소 고고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상은 진백천을 짝사랑하고 있어 그의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순진한 성격이다.

 

 

단점

· 오리지널리티의 부재

작품의 고유한 설정이나 세계관이 그야말로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폭염의 용제가 자주 생각났는데, 회귀 이후 전생의 연인을 찾아간다는 스토리가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염의 용제는 특유의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으로 수작의 반열에 오른 데에 비해, 천하제일 이인자는 이러한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로 평작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었다.

 

· 어색한 대사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영어 베이스의 신조어를 구사한다던가, 캐릭터의 위치와 무게감에 걸맞지 않은 가벼운 대사들이 빈번하게 등장하여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작가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이런 문제는 고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 분량 늘리기

편집부의 입김인지 작품 자체를 애초에 그렇게 기획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간중간 별 의미 없는 이벤트가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물론 출판 소설이 원작이고 일상물이라는 테마가 없는 것은 아니니 이해 못할 건 없지만,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수준 낮은 주, 조연 캐릭터

주인공을 비롯해서 등장인물들이 대체로 입체적이지 못하며 사고능력이 뛰어나지 못하다.  장르소설을 읽으며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카리스마 있는 악역과 캐릭터들의 존재인데, 불행히도 이 작품은 그런 요소를 느낄 수 없었다.

 

 

일러스트 (시드 노벨)

 

 

총평

흠이 적지 않지만, 큰 작품성을 기대하지 않고 해당 장르를 좋아하며 시간이 남아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작품. 소설보다는 코믹스로 나왔다면 좀 더 잘 팔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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